유럽여행 10일차_체코 프라하
유럽여행 10일차_체코 프라하
뮌헨에서 다섯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프라하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가 나와서 C에게 말해주려 했지만 이미 골아 떨어져있었다. 플로렌츠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든 느낌은 너무 덥고 뜨겁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뭔가 동네가 아기자기한게 이뻤다.
프라하는 또 뮌헨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어서 배가 너무 고팠는데, 그런 걸 싹 잊게 해주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낮지만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유럽 특유의 길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날씨가 정말 화창해서 광장에는 프라하의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을 마시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난 대낮부터 얼굴이 빨개지고 싶지는 않아서 콜라만 주구장창 마셨다.
숙소 사장님이 추천해준 맛집이며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찾는 '첼니체'에 갔다. 프라하에 한국인들이 유난히 많이 와서 그런건지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한국어를 조금 하고, 첼니체 직원들은 거의 한국에서 살다온 정도의 발음을 구사한다. 우리는 꼴레뇨는 저녁에 먹기로 정해서 이곳에서는 핫윙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여기서는 핫윙만 드세요 두 번 드세요.
까를교 건너편으로 보이는 프라하성과 빨간 지붕의 건물들은 정말 아름다웠다. 어쩜 저렇게 오밀조밀 건물들이 붙어 있는데 조화롭게 한 폭의 풍경을 완성시킨 것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는 슬러시를 먹으면서 이 곳에서 가만히 경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프라하 구석구석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한참을 서있었다.
우리는 정말 천천히 까를교를 건넜고, 조금이라도 특이한 건물이나 기념품 가게가 있으면 걸음을 멈추고 구경을 했다. 프라하 성은 어디에서든 보이니까 길은 대충 찾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또 말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우리는 수 많은 계단을 걷고 걸어서 프라하 성에 도착했다. 아래에서 봤을 떄는 성만 덜렁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광장도 있고 꽤 넓었다.
프라하성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다가 3인 전우조를 맞춰서 근무교대를 하는 근위병들을 볼 수 있었다. 역시 프라하에서도 전우조를 맞추는 구만.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왠지 한국 군대식으로 당직부사관이어서 근무교대하는 사람을 데려가고 오고 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하늘색 예복이 특이하면서 귀여웠다. 단체로 하는 근위교대식이 아니라서 멋있는 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눈이가서 끝까지 쫓아갔다왔다.
프라하성 B투어 티켓을 사고 처음 도착한 곳은 성 비투스 성당이었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다양한 종교 물품들이 많은 곳이었다. 딱히 흥미가 없어서 빠르게 한 바퀴를 돌고 나왔지만 정말 크고 시원해서 구경하기 좋았다.
구 왕궁에서 흐르는 강물과 붉은 빛이 감도는 지붕들을 보며 이쁘다는 말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도시 전체가 내려보이면서 까를교까지 딱 보이는 이 자리에 서있으면서 역시 조망권과 부동산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또 다시 느꼈다. 프라하 성 역시 구석구석 자세히 보고 나왔다. 햇빛은 타는 듯이 쏘아졌지만 도시에 취해서 그 것마저 행복했다.
드디어 저녁으로 꼴레뇨를 시켰다. 이 곳은 까를교 근처에 있는 가게였는데 우리가 갔을 때 한국인들이 한 명도 없었고 왠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 같아서 더 좋았다. 꼴레뇨는 훈제 돼지 무릎 고기라서 한국인이라면 정말 다 좋아할 맛이다. 가게 이름을 찾으려고 블로그 검색을 해봤는데 결국 못 찾았다.. 프라하는 숨겨진 맛집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맥주도 정말 맛있어서 행복했다.
노을이 지는 프라하는 황금빛이었다. 까를교와 블타바 강으로 비추는 햇빛은 도시를 한층 아름답게 비췄다. 프라하는 아침부터 밤까지 아름다운 도시다. 해가 떠 있을 때는 프라하를 자세히 볼 수 있고, 노을은 아름답고, 해가 진 이후에 켜지는 불빛 속의 프라하는 숙소로 들어가는 많은 여행객들의 발을 놓지 않는다.
까를교 근처를 거닐다 보면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저녁을 먹기 전에 우리에게도 어떤 사람이 와서 클래식 공연을 보고 가라고 열성적으로 팜플렛을 건넸다. 한창 꼴레뇨를 먹고 있는데 그 공연이 너무 끌려서 밥먹고 당장 가기로 정했다. 유럽에서 듣는 클래식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클래식에 관심이 별로 없는 C도 듣고 정말 좋다고 할 정도였다. 이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내일을 위해서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