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4 유럽

유럽여행 15일차_이탈리아 피렌체

Coldpraha 2018. 3. 9. 21:59

유럽여행 15일차_이탈리아 피렌체 



오늘은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떠나는 날이다. 짐을 맡기고 정처 없이 섬을 걸어다녔다. 리알토 다리 건너편 시장에도 가보고, 산 마르코 광장도 괜히 한 번 더 갔다.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건물과 도시를 꼼꼼하게 관찰했다. 사실 유럽이라는 곳은 거리도 거리지만 경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더 컸다. 세시 쯤에 짐을 챙겨서 산타루치아역으로 왔다. 이탈리아 내에서는 이딸로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딸로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더 좋아보여서 트랜이탈리아 대신에 선택했다.




이딸로는 와이파이도 되고 확실히 깨끗해서 만족했다. 피렌체에서 숙소는 '데코하우스' 한인민박이었다. 유럽여행 중에서 우리집프라하와 데코하우스는 최고였다. 숙소의 시설은 물론 사장님과 매니저님은 엄청나게 친절하시다. 이렇게 숙소에서 창 밖을 바라보면 두오모의 뚜껑이 보인다. 뭔가 귀엽다 ㅋㅋ



피렌체 역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한 3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위의 사진은 역에서 바라보는 두오모 가는 길이다. 피렌체에서도 모든 곳을 걸어다녔다. 딱히 지도를 볼 필요가 없었는데, 왠만한 곳에서 두오모나 종탑이 보이기 때문에 그냥 대충 보고 걸어다니면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가면 무조건 두오모가 나온다.



두오모가 멀리서 보일 때 부터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뭔가 판넬에 그림을 그려둔 것 같이 색이 진하면서 특이했다. 주위의 건물들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두오모는 그냥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가까이 가면 갈 수록 우리 둘은 감탄사말고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조차 없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피렌체에서도 두오모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13~14세기에 이런 건축물을 어떻게 지을 수 있었을까.. 천장의 돔을 저렇게 큰 크기로 만든 것도 대단하지만, 벽과 창문 등의 조각들과 디테일한 디자인들이 하나 하나 살아움직이는 듯 했다. 어찌보면 포근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위압적이면서 위엄이 있는 건물이었다. 내일 아침에 두오모와 종탑을 보기로 했기 때문에 두오모에 들어가지는 않고 주위를 계속 뱅뱅 돌면서 감탄사만 내 뱉었다. 그리고 이 대리석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살짝 손바닥을 가져다 대보기도 했다. 대리석이 풍기는 차가운 기운 때문인지 몇 백년의 시간의 기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온 몸에 소름이 짜르르 돋았다.



두오모에 홀린 채로 피렌체를 정처 없이 걸어다녔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면서 버스킹도 보고 강 건너에서 다리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에 있는 듯 하면서, 내가 즐겨했던 어쌔신크리드2가 떠올랐다. 아르노 강 위에 고고하게 떠있는 베키오다리 역시 130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당연히 유지보수를 자주 하겠지만 저런 문화유산을 지켜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베키오 다리를 다시 건너면서 아예 자리를 잡고 버스킹을 구경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바닥에 앉아 분위기에 취하고 음악에 취해가고 있었다. 나와 c도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사람들이 많아서 소매치기를 조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일 1젤라또를 하면서 피렌체의 밤을 즐겼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회전목마가 돌고 있었다. 낮에 살짝 봤을 때는 저게 왜 뜬금 없이 있나 했는데, 불이 들어오니 뭔가 감성감성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숙소에서 빠르게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피렌체의 모든 것을 볼 것이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