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쌈한 인생

유럽여행 14일차_이탈리아 베네치아 본문

여행/'14 유럽

유럽여행 14일차_이탈리아 베네치아

Coldpraha 2018. 3. 5. 21:42

유럽여행 14일차_이탈리아 베네치아



어제는 비가 한바탕 쏟아져서 덥다 춥다하는 이상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날씨가 더워서 좋은 점을 굳이, 정말 없는데 찾아보라면 빨래를 아침에 해 놓고 나가면 아주 뽀송뽀송하게 마른다는 것이다. 건조기를 돌릴 필요가 없어서 돈도 아낄 수 있다.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리도로 떠나는 바포레토에 몸을 실었다. 배가 앞으로 나아갈 때 마다 창문으로 바닷물이 튀어오른다. 경치를 보기는 창문 자리가 좋지만 바닷물로 미스트를 뿌릴 수 있으니 얼굴을 잘 가리고 있어야 한다. 리도섬은 베네치아 본섬과 무라노, 부라노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섬 안에 도로가 있고, 버스와 차가 다닌다.



 


부라노, 무라노가 문화가 있는 특색있는 섬이라면, 리도는 전형적인 휴양지 느낌이 강하다. 선착장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보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버스와 차가 널찍널찍한 도로에서 돌아다니고, 건물들도 다른 섬들에 비해 현대식이다. 생각해보니 선착장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섬 근처에 도착하면 휘황찬란한 개인 요트들이 많아서 여타 섬들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리도 해변의 모래는 정말 부드러웠다. 바다도 깨끗하고 사람들이 다들 행복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나와 C는 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었다. 그런데 막상 해변에 와보니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여벌 옷을 갖고와서 다른 사람들과 해수욕을 즐겼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가 살짝 밀려왔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발이라도 한참 동안 담구고 있었다.




리도 해변에 앉아서 그냥 순간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꽤 많이 지나있었다. 후다닥 선착장으로 가서 무라노로 가는 배에 탑승했다. 뭔가 무라노가 포스팅 했던 세 개의 섬 중에 가장 심심했던 것 같다. 유리공예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남자인 나와 C에게는 감흥이 없었다. 가격도 비싸고 한국까지 깨지지 않고 들고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ㅋㅋ 한국과는 달리 유럽은 가게들이 문을 일찍 닫기 때문에 제대로 구경하려면 최소한 3~4시에는 오기를 추천한다.



다른 섬이 너무 이쁘고 특색이 강해서 그렇지 무라노도 나름 이쁜 섬이다. 그런데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는 건 무슨 이유일까.. 유리공예 같은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가길 추천하지만.. 1순위 부라노, 2순위 리도, 3순위를 무라노로 정하고 여행 일정을 짜길 바란다. 그 전에 본 섬을 속속들이 봐야한다. 본 섬에는 숨겨진 아름다운 공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느새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도 끝이났다. 내일은 트랜이탈리아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떠나야한다. 뭔가 작은 베네치아에서 오랜 시간동안 지냈더니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프라하에서 비행기 날짜를 잘 못 예약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4일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도시를 느긋하게 볼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정말 기대되는 피렌체가 또 기다린다. 벌써부터 설레여온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