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쌈한 인생
이태원 젤렌(Zelen) 본문
이태원 젤렌에 처음 방문한 건 2010년이다. 대학 동기들이랑 얘기를 하다가 내가 새로운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모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가게 됐다. 생전 처음 들어본 불가리아 음식이어서 그런지 친구들도 한번에 동의했다. 그 때는 블로그가 활성화가 덜 돼있어서 그런지 정보를 잘 모르고 갔고, 돈이 있을리가 없는 대학생 1학년들은 가격표에 놀라서 비싼건 시키지도 못했다. 그런 추억이 있는 음식점 젤렌을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방문했다.
8년 전 보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다음에 가격표를 보니 대학생 때는 얼마나 가격이 부담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한편으로 짠했다. 그 때 못 먹어봤던 것들을 쿨하게 먹겠다는 다짐으로 메뉴를 두가지 골랐다. 참고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예약 받으시는 분이 외국인이서 살짝 한국말이 서투시니 당황하지 마시길 바란다. 종업원 분들도 외국 분이 많으시지만 한국말은 다들 잘 하시는 편이었다.
식전 빵이다. 고소하고 맛있었다. 빵 덕후여서 빵을 더 먹고 싶긴 했는데 그러면 메인 메뉴를 많이 못 먹을까봐 억지로 참았다. 소스도 있었는데 난 원래 소스를 잘 찍어먹지 않아서 그냥 빵만 먹었다.
삽스카 샐러드(15,500원)다. 불가리아의 전통 데일리 샐러드로 토마토, 오이, 구운 피망 위에 화이트 치즈가 올려져있다. 정말 안타깝게도 내가 토마토와 오이를 진짜 안 좋아하는데 이렇게 많이 들어있을 줄 몰랐다. 이 두 가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무조건 시키시길 바란다. 나 대신 S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난 치즈만 먹고..ㅋㅋㅋ
제일 제일 먹고 싶었던 메샤나 스카라(49,500원)다. 돼지 소세지, 닭가슴살, 미트볼, 돼지갈비, 모듬꼬치가 있는 음식이다. 저 양은 2인분이기 때문에 2인~4인 정도 함께 방문했을 때 시켜 먹으면 딱일 것 같다. 처음 봤을 땐 닭가슴살이 퍽퍽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부드러웠고 안에 치즈와 야채가 들어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갈비도 살이 잘 뜯어지고 맛있었다. 고기들이 전체적으로 퍽퍽하지 않고 누린내도 없어서 저 많은 걸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다.
또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엔 스텁 깔라마리(오징어 안에 리조또가 들어간 음식)를 꼭 먹어보고 싶다. 메샤나 스카라도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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