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쌈한 인생
19.05.25 K리그 13라운드 성남FC vs 울산 현대 직관 본문
작년 9월에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보고 다음에는 꼭 좋아하는 팀을 정해서 직관을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성남 FC로 정하고 유니폼까지 구한 후에 드디어 직관을 가게됐다. FC 서울을 응원해 볼까도 생각해봤는데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집에서 너무 멀어서 제 2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성남을 본격적으로 응원하기로 결정했다ㅋㅋ
성남 FC는 경기장 보수공사로 인해 전반기(18라운드 까지)에는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후반기에는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를 치루게된다. 성남 운동장은 모란역 1번, 12번 출구로 나와서 5분~10분 정도 쭉 직진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 길이 워낙 쉬워서 헷갈릴 일도 거의 없긴 하지만 이렇게 보도블럭에 가는 방향을 귀엽게 표시해놔서 더욱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성남 운동장은 지하철 8호선 수진역과 모란역 사이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은 대신 시설이 낙후된 편이고, 탄천 운동장은 지하철 분당선 야탑역에서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가기 불편한 대신 그나마 덜 낙후됐다고 생각한다. 성남에도 대구처럼 축구 전용 경기장이 생겼으면 좋겠다..
성남 운동장은 1984년에 지어진 건물이라 다른 월드컵 경기장에 비하면 외관이 살짝 초라해보인다. 그래도 DDP 자리에 있던 동대문 운동장 느낌도 나고 향수를 자극하는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운동장 부지가 작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차량 통제가 잘 안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표를 받고 경기장 쪽으로 건너가야하는데 횡단보도도 없고 통제도 잘 안돼서 언제 어떻게 길을 건너야 할 지 참 애매했다. 이 경기장에서 치룰 경기가 겨우 3개 밖에 남지 않았지만 나중에 다시 쓰게 된다면 이런 부분을 반드시 개선하길 바란다.
나와 친구들은 미리 인터파크에서 W석(12,000원 + 수수료 1,000원)을 구매했다. 우리는 경기 시작 30분 전 쯤에 도착했는데 W석은 꽤 많이 차있어서 깜짝 놀랐다. 우리는 다행히 앞쪽 좋은 자리에 앉았지만, 아무래도 비지정석이니까 좋은 자리에 앉으려면 경기 시작 전에 오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경기장에 페트병 음료수는 가지고 들어와도 되지만 캔 음료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입구에서 페트 잔에 담아가야한다. 내가 입장할 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가방에 캔 맥주를 무슨 12개나 가지고 들어가려다가 적발됐다. 거기다가 무슨 정치적인 쇼를 하려고 한 건지 벽보 같은 것들도 걸렸다. 최근에 축구 경기장에서 정치 활동을 하다가 축구팬들의 원성을 산 일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도 아무 생각이 안 드나 싶었다. 제발 그런건 다른데 가서 하시길.. 괜히 아무 죄 없는 구단만 징계를 받아야 하고, 그 세력도 역풍을 맞을 게 뻔한데..노답
경기를 보기 전에는 아무래도 종합운동장에는 트랙이 있어서 경기장이 너무 멀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다. 당연히 축구 전용 경기장에 비하면 멀지만 그래도 매우매우 볼만하다. 처음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만해도 햇빛이 너무 강해서 더웠는데 경기 시작할 때가 되자 갑자기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ㅋㅋ
전통 강호이자 현재 K리그 단독 선두인 울산 현대와 시민 구단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성남 FC의 경기가 곧 시작한다. 오랜만에 축구 직관을 와서 그런지 더 짜릿한 기분이었다. 성남 팬들도 정말 많이 왔지만 울산 팬들도 정말 많은 분들이 멀리까지 찾아왔다. 멋져.. 이 날 경기에는 무려 5,723명이 찾아왔다고 한다. 앞으로 더 더 더 많아지길!!!
이날 경기는 안타깝게도 성남이 울산에 1:4로 패배했다. 성남은 전반 3분에 멋진 프리킥 선제골을 넣고 전반전까지 짜임새 있는 경기를 펼쳤다. 골키퍼 김동준 선수는 계속해서 좋은 선방을 보여줬고, 에델 선수와 공민현 선수도 개인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후반전 실점 이후 급격히 게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해가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으나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후반전 들어 공수 전환이 잘 안되기 시작했고, 앞으로 찔러줘야 할 타이밍에 한 번 접거나, 겨우 공을 뺏으면 간수하지 못하고 금방 다시 뺏겨 턴오버가 되는 일이 많았다. 물론 울산의 조직력이 강하고 선수 기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더욱 부각된거라 생각한다. 남기일 감독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부분의 경기를 수비 위주로 플레이 했던 것이다. 무리하게 공격 축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오랜만에 성남이 아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했다. 질 땐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고, 오늘은 안타깝게 큰 점수차로 졌지만 다음 경기에 더 잘하면 된다. 경기가 끝나고 가라앉은 분위기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선수들에게 끝까지 박수를 보내준 성남 팬들의 모습도 정말 멋있었다. 선수들도 끝까지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며 감동 받은 모습을 보였다.
역시 축구는 최고다. TV로 보는 것도 재밌지만 직관은 더 재밌다. 앞으로 성남 FC의 선전을 기원하며 다음에 또 직관해서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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