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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8일차_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오늘은 일정이 꽤 빡빡해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중앙역으로 출발해서 Salzburg Hbf로 가는 기차를 탔다. 바이에른 티켓으로 잘츠부르크에 갈 수 있다는 것을 한국에서부터 알고 왔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짜서 왔다. 약 두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잘츠부르크의 느낌은 작고 아름다웠다.
중앙역 내에서 잘츠부르크 카드를 구입했다. 잘츠부르크 카드는 운터스베르크 산, 헬브룬 궁전, 호엔잘츠부르크 성, 모짜르트 생가 등과 버스를 추가 요금 없이 탈 수 있기 때문에 당일 치기로 여행을 할 우리에게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곳 위주로 일정을 짰다. 첫 일정은 운터스베르크 산이었고, 중앙역 앞에서 25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다. 정류장이 여러 개라 살짝 헤매고 있을 때 그 곳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남자분이 우리에게 어디로 가는지 묻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왠지 나보다 한참 동생인 것 같았지만 착하니까 형이다.
운터스베르크 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하는데, 개별 요금이 거의 잘츠부르크 카드 1일치 요금과 비슷해서 이거만 타도 뽕 뽑는 거였다. 그만큼 카드가 훨씬 경제적이므로 사는 것을 추천드린다. 1766m 정상에 올라서 본 도시는 매우 작지만 아름다웠다. 날씨가 정말 맑고 좋아서 풍경을 가만히 보기만 했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생각해보니 중앙역에서부터 여기까지 같이 온 가족이 있었는데, 손녀로 보이는 여자애가 너무 이뻐서 우리는 말을 걸어볼까 말까 쫄보처럼 고민만 했다. 일정이 꽤 많이 겹쳐서 계속 마주치기도 했다. 우리는 그때 되건 안 되건 영어로 어거지로 말을 걸어봤어야 했다...지금까지 후회한다.
산에서 내려와 25번 버스를 타고 헬브룬 궁전으로 갔다. 그냥 궁전을 구경하고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특이하게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 형식이었다. 의아한 마음으로 매표소에서 잘츠부르크 카드를 보여주고 가장 가까이 있던 시간으로 예약했다. 나름 이른 시간이었는데 은근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유쾌한 가이드와 함께 하는 헬브룬 궁전은 17세기 대주교 마르쿠스 지티쿠스가 세운 별궁으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서 관광객들을 놀라게하는 곳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바닥이 항상 흥건하고 몇 번 당하다 보면 모든 것들이 분수로 보이게 된다. 우리는 왠지 초등~중학교 학생들이랑 같이 투어를 했는데 애기들이 물 맞는 걸 즐겨서 투어 분위기가 더 재밌었다.
사람들이 의심병이 도져서 어디를 갈 때 처음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눈치를 본다. 신뢰가 중요한 세상인데 사람들의 눈은 어디서 물이 뿜어져 나올까 찾느라 바쁘게 돌아간다. 나도 '오 왠지 저기서 물이 뿜어져 나오겠구만' 하고 생각하고 지나갔는데도 제대로 젖었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그런지 물에 젖어도 금방금방 말라서 오리혀 기분이 좋아졌다.
투어가 끝나고 궁전 주위를 돌아다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그늘이 진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경치를 바라 보고만 있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매우 유쾌한 오전 일정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후 일정인 호엔잘츠부르크 성과 미라벨 정원에 가기 위해 시내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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