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1급) 합격후기 및 공부법

사실 한국사는 2015년에 준비했었었다. 뭔 시험들을 다 몇 년전에 준비했는데 안 따고 다 몇 년 뒤에 따네.. 여튼 그 때는 EBS에 있는 최태성 선생님의 고급 한국사 인강을 들었었다. 87강인가 있었는데 다 듣고 필기까지 다해서 이제 복습만 제대로 하면 되는 거였다. 근데 갑자기 6개월짜리 장기 인턴에 합격했고 그걸 핑계로 한국사 공부를 안했다.

3년이 지나고 다시 준비하려고하니까 너무 막막했다. 그 많은 87강을 언제 다 듣고 다 복습하냐는 생각에 깝깝했다. 그래서 뭐 다른 강의를 찾아보다가 최태성 선생님이 이투스에서 40강짜리 무료 강의를 찍으셨다는 정보를 찾았다. 책 두 권만 사면 40강을 무료로 들을 수 있어서 바로 책을 주문하고 인강을 듣기 시작했다. 인강 수도 반이나 줄어서 부담도 없고, 강의 시간도 한 강당 1시간 정도여서 부담이 없었다.

난 한국사를 시험 한 달 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공부했다. 한 5~8개 강의를 한꺼번에 들은 다음에 그만큼 복습을 했다. 복습하다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은 강의를 그 부분만 찾아서 다시 들었다. 복습이 완벽하게 끝나면 그 다음 인강 5~8개를 들은 후, 전에 들은 부분까지 한꺼번에 복습을 했다. 이렇게 복습을 하면 시간이 오래걸리긴하지만 공부는 확실하게 된다.

모든 인강을 다 듣고, 복습을 완벽하게 끝냈다고 생각하니 시험까지 딱 일주일이 남았다. 일주일 전부터는 기출문제를 2013년 1회차부터 풀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그냥 최신 회차부터 풀길 추천드린다. 예전 문제들은 시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른 건지 배운 것과 전혀 다른 유형들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26일에 제 4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시험을 봤다. 아 그전에, 한국사 시험은 웬만하면 접수기간 첫 날에 최대한 빨리 하길 추천드린다. 그래야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선택해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까딱하다가 아예 모르는 동네에서 시험을 볼 수도 있습니다.

45회 한국사 시험은 정말 최악이었다. 예전 기출을 풀 때 한번도 첫 장에서 막혀본 적이 없었는데 본 시험에서 막혔다. 풀면서 애매한 문제들은 세모 표시를 하고 계속 일단 풀었는데, 풀어나갈 수록 세모가 점점 늘어났다. 50번까지 한 번 다 풀자마자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70점은 고사하고 2급도 못 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한 번 다시 풀면서 세모 문제들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풀어나가고, 진짜 봐도 모르겠는 문제는 그냥 찍고 넘겼다. 확실한 문제나 틀리지 말자는 마음으로 마킹 실수와 단순 실수들을 찾아서 메꿔나갔다.

시험이 끝나고나서 사설학원에서 낸 답으로 채점하지는 않고 3시에 나오는 공식 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채점해본 결과 딱 70점ㅋㅋㅋㅋㅋㅋ이게 무슨ㅋㅋㅋㅋㅋ 마킹 하나 실수했으면 바로 2급이라 너무 쫄렸다. 분명히 마킹을 확인하고 나오긴 했는데도 떨렸다.

네이버 기사 댓글들과 취업 까페들을 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난리였다. 난이도가 최악이었고 너무 지엽적인 문제가 많이 나온거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사람은 최태성 선생님 강의를 저격한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내 생각엔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냥 항상 한 해의 마지막 시험은 완전 어려워서 합격률이 항상 낮았다.

턱걸이로 합격했지만 어쨌든 한능검 1급을 따는데 성공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었고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최태성 선생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강의도 무료인데 책 값의 일부분도 기부하시다니...정말 감사드립니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느낀 건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게임만 해봐도 알지 않나. 보스 공격패턴이 대놓고 똑같은데 알고도 맞아주는 건 바보아닌가? 과거를 제대로 알고 미래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대비하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한다. 주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