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쌈한 인생
18.05.16 오사카 여행_8 (나라 사슴공원, 도다이지, 요시키엔) 본문
오늘도 칼 같이 7시 30분에 일어나서 후다닥 씻고 조식을 먹었다. 미디호텔의 조식은 다양하진 않지만 질리지가 않는다ㅋㅋ 뭔가 부담 없이 자꾸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준비돼있어서 그런 것 같다. 준비를 마치고 다이코쿠초 역에서 난바역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간사이 스루패스 2일차를 샀기 때문에 나라까지 티켓 한 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난바 역에서 긴테쓰 선(Kintetsu Line)으로 이동해서 긴테쓰 나라 행 쾌속 급행(Rapid Exp.) 열차를 타면 된다. 약 한 시간 정도만에 나라까지 도착 할 수 있는데, 난바가 첫 역이기 때문에 앉아서 갈 수 있다. 나라 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상점가를 쭉 지나다보면 위의 사진 처럼 딱 봐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보이는데 여기서부터 슬슬 구경하면 된다.
걷다 보면 슬슬 동물 냄새랑 똥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걸어다닐 때 조심해야된다. 까딱하다가 사슴 똥을 무더기로 밟을 수도 있다.. 나라는 나도 처음 와봤는데 진짜 그냥 사슴이 막 돌아다닌다 ㅋㅋ 센베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한테 우다다다 달려와서 꾸벅꾸벅 인사를 하거나 달라고 계속 머리를 들이민다. 다행히 뿔은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서 그런지 위험하지는 않다.
사슴들이 아주 자본주의에 찌들었다. 센베이가 없으면 가까이 오지도 않고 그냥 무관심하게 앉아있다 ㅋㅋ 그나마 새끼 사슴들이 가끔 돌아다녀서 이렇게 아이컨택을 할 수 있다. 사슴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과자를 잘 나눠줄 자신이 있으면 센베이를 한 번쯤 사볼만 할 것 같다. 울 엄니는 과자도 없는데 셔츠를 먹힐 뻔 했다는 정도만 알아두시길 바란다.
사슴 공원을 정처없이 걷다보면 사람들이 정말 바글바글한 곳이 딱 보인다. 이 사진도 거의 9시~10시 쯤에 찍은건데 벌써 구경을 다 하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고, 구경하러 지금 도착한 사람들도 정말 많았다. 도다이지의 입장료는 600엔으로 비싸긴하다. 현존 최대 목조 건물인 것과 거대 불상으로도 볼거리는 충분하긴 하지만, 굳이 꼭 봐야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한국사 1급을 딴 사람으로써 허세를 떨어보자면, 삼국시대 신라의 민정문서가 이 절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다양한 삼국시대의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사간 건지 훔쳐간건지는 모르겠지만.
도다이지를 다 보고 공원에서 사슴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쪼그만한 애기들이 와르르 몰려오더니 나한테 Excuse me~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잉?하고 쳐다봤더니 조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 아이가 "우리는 이 동네 초등학교 6학년이고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 너한테 몇 가지 물어봐도돼?" 라고 영어로 또랑또랑하게 말을 했다 ㅋㅋㅋ
멋들어지게 "Sure"이라고 대답했더니, 한 명씩 돌아가면서 "어디서 왔냐, 일본 여행하기 좋냐, 나라는 어떠냐" 등 여러가지를 물어왔다. 뒤에서 선생님이 지켜보시면서 애기들 사진을 찍는 걸 보니 현장학습인 것 같았다. 질문에 다 답을 해줬더니 조장인 것 같은 아이가 "답변해줘서 고마워, 이건 우리 선물인데 뒤에 보면 주소가 있으니까 여기로 편지해줘!"라고 하면서 위의 사진처럼 종이를 줬다.
너네들 현장학습 도와준 건 난데 자기네들한테 편지까지 써달라고?ㅋㅋㅋ 아니 이사람들이 너네가 나한테 써줘야지 선물이라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귀여워서 봐주기로 했다. 근데 저 선물의 의미는 뭘까.. 달리라고?
도다이지를 구경하고 형이 가고 싶어 했떤 요시키엔에 왔다. 살짝 거리가 있긴 하지만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원래 입장료는 250엔인데, 외국인들은 여권을 보여주면 무료로 입장 할 수 있다. 입구에 계시는 여자분께서 외국인이냐고 먼저 영어로 물어보시고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셨다. "이곳을 원래 알고 있었는지, 몰랐다면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됐는지" 등 간단한 설문조사였다.
뭐 인터넷에서 보고 왔으니까 인터넷에서 검색했다고 말했더니, 한국인들도 많이 오고 있는 추세라고 하셨다. 울 엄니께서 이런 일본식 정원을 엄청 좋아하셔서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조용하고 정원도 잘 관리돼있어서 보기 정말 좋았다. 금각사나 은각사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어느새 점심 시간이 다돼서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유키정에 갔는데 이럴수가 일요일 휴무였다. 어쩐지 가는 길에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 해외여행에서 맛집을 갈 때, 꼭 휴무일을 체크하시길 바란다. 괜히 헛걸음하면 기분만 상하고 맥만 빠진다. 다행히 조금만 걸으면 시장 쪽에 오므라이스 집이 있어서 그곳에서 먹었다. 뭐 나름 먹을만 했다. 먹고 쉬다가 고베로 가기 위해 나라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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