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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쌈한 인생
18.01.11_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 올해부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공연을 보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사실 작년에도 그럴 생각이었는데 못 지킨 게 함정.평소에 클래식을 듣기도 하고 취미 생활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워서 오케스트라 공연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정명훈 지휘자의 공연이 있어서 냉큼 예매를 했다. 확실히 티켓 파워가 있는 분의 공연이다 보니, 내가 예약할 때는 시야 방해석 몇 자리만 남아있었다. 근데 역시나 공연 전 날 취소표가 엄청 많이 나왔다. 근데 귀찮아서 예약을 다시 하진 않았다. 시야방해석이기 때문에 의자에 등을 대고 보면 공연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구부정한 자세로 공연을 봐야했다. 뭐 좀 불편하긴 했지만 소리도 나쁘지 않고 볼만했다. 롯데문화재단이 젊고 실..
유럽여행 4일차_영국 런던 첼시 스탬포드 브릿지 투어가 끝나자마자 바로 해리포터 스튜디오로 이동해야 했다. 한국에서 미리 오후 3시에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느긋하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첼시 뮤지엄과 스토어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느라 살짝 늦을 뻔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는 유스턴 역에서 외곽인 왓포드 정션(Watford Junction)으로 간 후에 셔틀버스(요금 별도)를 타고 또 이동해야하는 만큼, 런던 중심에서 출발 할 경우 앞에 일정이 있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처럼 가슴을 졸이며 가야한다. 들어가자마자 해리포터 덕후들의 심장을 강타한다. 입구부터 너무 좋아서 심장이 떨린다. 오후 3시가 됐고 드디어 우리가 들어갈 차례가 됐다. 들어갈 때 부..
유럽여행 4일차_영국 런던 드디어 원하던 첼시 Stadium & Museum 투어와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가는 날이었다. 나와 C는 EPL의 첼시 골수팬이다. 영국에서 모든 것을 못 봐도 스탬포드 브릿지는 무조건 가기로 여행 전 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스탬포드 브릿지는 풀럼 브로드웨이 역에 있다. (당연히 풀럼 FC의 경기장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경기장은 다른 역에 있다) 풀럼 브로드웨이 역 근처는 아침 시간이라 더 그런 것 일지도 모르지만, 동네가 한산하고 깨끗한 이미지였다. 얼핏 어디서 듣기로 부자 동네라고 한 것 같기도 한데.. 여하튼 저 앞에 입구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이미 역에 내리면서 부터 흥분 상태였는데 저 표지판을 보자마자 우리는 거의 울 뻔했다 ㅋㅋ TV로만 보던 첼시의 경기..
한강 - 채식주의자(2007) 1. 꿈 속에서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고자 했던 영혜의 극단적인 몸부림. 그 심리적 상태의 '근원적'인 이유는 과연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 영혜가 급작스럽게 채식주의자가 된 근원적인 이유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았던 자기 자신이 싫어서 그런 것일지, 가부장적인 아버지에게 당한 훈육과 집안 분위기에 의해서 표출된 것일까 다양하게 생각해봤다. 하지만 내 상식 선에서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사람이 이렇게 바뀐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렸을 적 도살된 개를 보았던 것이 꿈에 나와 자신을 괴롭힌 것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발현된 것이라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처음 채식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조금만 이해해주려 ..
18.01.25_나는 코끼리 등에 탄 채로 히말라야로 갔다. 눈을 떠보니 난 코끼리 등에 앉아 있었다. 사방이 눈으로 가득했던 그곳은 정말 신비했다.내 앞 코끼리에는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서 대열을 이끌고 있었다. 그 코끼리가 힘이 든지 잠시 대열에서 빠져나와 가만히 서있었다.내가 탄 코끼리가 선두에 섰다. 익숙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한두번 와본 솜씨가 아니었다. 주위 풍경을 둘러보다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정상에는 커다란 폭포가 있었다. 폭포에서 튀기는 물방울이 커다란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그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폭포를 눈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나도 코끼리의 등에서 내려 카메라를 들었다.신비한 광경에 넋을 잃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로건(2017) - 불행한 사람들의 불행한 이야기 시종일관 눈을 땔 수 없는 영화였다. [더 울버린]을 보면서 한숨만 나왔던 과거와는 달리 영화의 흡입력이 대단했다. 늙고 약해진 주인공들은 하나씩 불행한 사정을 가지고 있다. 어찌보면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불행하다. 어쩜 저렇게 하나 같이 불행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희망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그것을 위안 삼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로건은 전작들과 달리 액션이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늙어버린 로건과 주인공들의 액션은 필요한 부분마다 적절하게 녹아있다. 물론 그 액션 씬은 청소년 관람 불가(R등급)답게 잔인하고 강렬하다. 암사자 같은 소녀의 아다만티움 액션은 정말 짜릿하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
알베르 카뮈 - 이방인 1. 이방인에서 뫼르소에게 내려진 판결은 도덕적 잣대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과 도덕은 분리해서 보아야 하는가? - 뫼르소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슬퍼하지 않았다는 행위 때문에 사람들의 공분을 산다. 그로 인해 재판관들은 가혹한 형벌을 쉽게 내린다. 도덕이란 법과 달리 강제성을 띄지 않으며, 개인마다 가치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법과 도덕은 분리해서 봐야한다. 살인은 그 자체로 중범죄이다. 그리고 그 살인 중에서 가족을 살해한 것은 더욱 큰 범죄로 인식된다. 왜냐하면 '효'와 '사랑'이라는 도덕적 개념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효는 옛부터 내려오던 도덕이며 우리의 문화이다. 자식은 부모님을 공경하며 효도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나..
신카이 마코토 - 언어의 정원(2013) 나는 정말 정말 재미 없는 영화를 볼 땐 빨리 감기 버튼을 누른다. 언어의 정원을 보면서 나는 빨리 감기 버튼을 눌렀다. 그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가 아닌, 앞 장면이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카리(여자)가 비가 오는 날인데 회사에 가버릴 까봐 두려웠다. 비 오는 날인데 타카오 (남자)를 만나러 가지 않는 것일까 너무 궁금했다.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다. 모든 사건이 주인공 둘에게 맞춰져 있고, 다른 인물들은 존재감이 없어서 스토리에 집중하기 편했다.남자와 여자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이야기이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그림은 단순한 내용을 정말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랑과 환상이라는 오묘한 감정을 아름답게 녹여냈다고 생각했다. 사랑에는 나이가 중요할까? 가..
천호 현대백화점_호랑이카레 천호에도 드디어 유명한 맛집들이 들어오고 있다. 강동구에만 20년 이상 거주한 강동구수호신으로써 감개무량하다.서울의 변두리인 강동구에도 다양한 까페들과 맛집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서 행복하다. 천호 현대백화점은 현재 증축 공사와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몇 개 층은 현재 증축이 완료된 상태이다.지하 2층 식품관이 가장 먼저 개장했는데, 판교 현백처럼 유명한 맛집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 오늘은 호랑이카레를 먹어봤다. 1. 고기듬뿍 호랑이카레 (9,500원)나는 처음 가본 식당에선 베스트 메뉴나 가게의 이름이 들어간 음식을 시키는 편이다. 이름을 걸어둔 음식이 맛이 없으면 다른 건 먹어보나 마나다. 호랑이카레는 그렇지 않았다. 맵지 않은 무난한 카레에 삼겹살은 좋은 조합이었다..
유럽여행 3일차_영국 런던 아침을 처음으로 호스텔에서 먹었다. 수 많은 외국인들과 여러 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Astor Victoria에서는 식기도구를 각자 씻어서 빵과 씨리얼, 비타민 음료를 가져다 먹고 또 설거지를 하는 방식이다. 당시에는 혼밥 레벨이 낮았기 때문에 혼자였으면 좀 민망 할 뻔했을텐데 C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침 일찍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 일은 아침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따가운 햇살 밑에서 오래 있었더니 너무 더웠다. 막상 들어와보니 유치해서 실망했다. 어린이 전용 박물관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오늘은 일정이 박물관이 많아서 빠르게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일단 대영박물관 앞에서 사진을 남기고, 너무 배고파서 영국하면 떠오르는 음식인 '피쉬 앤 칩스'..